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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권력 이동 >③ 美 언론의 모바일대전 관전평

USA GOOGLE ANDROID
epa02867583 (FILES) A file photo dated 5 January 2010 showing Dr Sanjay Jha (L), Chief Executive Officer of Motorola, speaking during a Question & Answer at Google headquarters in Mountain View, California, USA.Internet giant Google announced a deal to buy Motorola Mobility for $12.5 billion, it was announced by the boards of both companies 15 August 2011. Man on right is Peter Chou, CEO of HTC mobile phone company. EPA/ROBERT GALBRAITH / POOL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발표 다음날인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현지 주요 언론들은 이번 인수로 아시아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기사를 아시아발로 실었다.

   구글이 무료로 배포해온 소프트웨어인 모바일기기 운영체계(OS)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다양한 스마트폰을 제조하면서 성장을 거듭해온 한국의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대만의 HTC, 중국의 ZTE 등 아시아 기업이 이번 인수로 상당한 위협에 직면하게 됐다는 것이다.

   대만의 HTC의 경우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미국 시장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으나 안드로이드를 발판으로 세계 톱 스마트폰 제조업체 가운데 하나로 성장하는 등 아시아의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대부분 구글의 안드로이드 OS에 힘입어 급성장해온 만큼 이번 인수에 대해 느끼는 위협의 강도가 상대적으로 훨씬 크다는 게 현지 언론의 설명이다.

   심지어 노키아에 이어 세계 2위의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삼성전자도 자체적으로 개발한 OS인 '바다'가 있는데도 다른 아시아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안드로이드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왔다.

   이들 기업은 인수 발표 이후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페이지까지 나서 구글이 안드로이드 OS와는 별도로 모토로라를 운영하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음에도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별도 운영을 한다고 하더라고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속담처럼 구글이 새 OS 버전을 내놓을 때마다 선보이는 시제품 전담을 포함해 모토로라에 자연스럽게 각종 수혜가 돌아갈 수 있고, 종국에는 현재 오픈소스로 돼 있는 안드로이드 OS를 애플의 iOS처럼 폐쇄적으로 운영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지적했다.

   문제는 이들의 운명을 구글이 쥐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등은 상황에 따라 또 다른 독자 OS를 운영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로 옮겨가는 방안을 고민해볼 수 있지만 이미 안드로이드가 가장 인기 있는 OS가 된 데다 의존도 역시 갈수록 깊어져 구글을 떠나기는 쉽지 않다. 또 MS로 옮겨가더라도 결국 스마트폰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OS를 빌려쓰는 처지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애널리스트 켄 덜래니는 "갑자기 모토로라가 시제품을 만들고 그외 업체들이 2∼3개월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받지 못한다면 이들은 심각하게 (MS의) 윈도폰을 들여다보기 시작할 것"이라며 "그들 모두 모토로라에 대해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들 업체는 이처럼 OS를 빌려서 쓰면서 애플과 MS 등으로부터 무차별 소송을 당하거나 특허 로열티를 요구받는 등 설움도 겪어야 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서는 여전히 휴대전화나 PC, 반도체 등 하드웨어산업에 여전히 치우쳐 있는데 비해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IT 권력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빠르게 이전돼 왔다.

   심지어 '실리콘밸리에는 실리콘이 사라졌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1970년대 내셔널세미컨덕터나 인텔, AMD 등 실리콘으로 된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기업이 몰리면서 실리콘밸리라는 지명을 얻게 됐지만 지금은 벤처캐피털 자금의 반도체 분야 투자가 최근 12년 사이 최저수준을 기록하는 등 찬밥 대접을 받고 있다.

   '실리콘' 웨이퍼를 만드는 반도체는 여전히 컴퓨터와 휴대전화에서 핵미사일에까지 쓰이는 핵심부품이지만 작년 초부터 3분기까지 미국 반도체업체에 대한 벤처자금지원은 2008년 같은 기간보다 36%나 하락한 8억8천490만달러에 그쳤다고 미국벤처캐피털협회(NVCA)는 밝혔다. 2009년에는 199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8억6천380만달러였다.

   반도체업체에 대한 초기 벤처투자는 작년 3분기까지 투자된 전체 벤처자금의 1.1% 수준으로 NVCA가 분류한 전체 14개 산업 가운데 꼴찌였다. 이에 비해 소프트웨어업체들은 17%로 가장 높았으며, 벤처캐피털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게임업체 징가, 온라인 쿠폰업체 그루폰 등 이른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엄청난 자금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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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S) This April 7, 2011 file phot shows a Google logo one of many created by children displayed at the Google headquarters in Mountain View, California. Internet giant Google will buy US telecom maker Motorola Mobility for $12.5 billion in cash, giving a boost to its Android mobile operating system, the companies said on August 15, 2011. AFP PHOTO/Kimihiro Hoshino / FILES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한 소셜미디어들은 비상장 주식 거래시장에서 기업가치가 최고 500억달러를 웃도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이중 비즈니스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링크트인과 인터넷라디어사이트인 판도라가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면서 이른바 '대박 신화'를 열어가고 있다.

   특히 가입자 수가 7억5천만명에 달하는 페이스북은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를 IT분야 세계 3대 부자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소프트웨어 권력을 가진 MS와 구글, 페이스북, 애플은 검색과 소셜미디어, 소셜커머스, 모바일 등 각 부문에서 서로 필요에 따라 설전에서부터 소송에 이르는 대결과 합병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제휴 등 합종연횡을 거듭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아직 최강자를 가리지 못한 글로벌 모바일 시장은 구글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HTC, 모토로라 등으로 이뤄진 안드로이드 진영과 애플과 MS 등 이에 맞서는 반(反)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나눠 격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안드로이드 진영이 세력을 넓히는 데 맞서 애플 등이 특허를 앞세워 안드로이드 진영에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런 격랑의 한가운데는 끊임없이 혁신을 거듭해 세계에서 가장 기업가치가 높은 기업으로까지 등극한 애플이 자리 잡고 있다. 애플은 아이팟을 시작으로 아이폰, 아이패드 등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돌풍을 일으키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주도해 왔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한 것도 일종의 '애플 따라하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직후 미 경제전문지 포천은 구글이 이번 인수로 아이폰, 아이패드 등 모바일기기 제조와 iOS를 비롯한 운영체계 등 모바일 산업의 양대 핵심산업을 갖춘 경쟁사 애플처럼 체제를 완비한 뒤 애플과 경쟁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모바일업계의 지각변동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또 하나의 소프트웨 업체인 MS의 노키아 인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미 투자기관 모건 키건의 애널리스트 태비스 맥코트도 "구글의 인수는 수직적 통합을 이룬 애플 비즈니스를 모방하려는 시도"라면서 "(이와 유사한 형태로) MS의 행보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포괄적 제휴관계를 맺은 노키아가 MS의 인수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현재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풍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때 미국 월가의 필수품으로 통했던 블랙베리의 제조업체인 리서치 인 모션(RIM)도 향후 인수합병(M&A)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꼽히면서 노키아와 함께 주가가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RIM이 보유한 특허도 무선기술과 보안, 법인 모바일 등에서 모두 1만∼1만5천 건에 이른다고 미 IT전문매체 씨넷은 전했다.

   심지어 업계 일각에서는 구글이 모토로라 인수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이동통신업자인 스프린트까지 인수해 OS-제조업체-이동통신서비스까지 일관 체제를 갖출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스프린트의 주가가 올해 들어 15%나 하락해 시가총액이 100억달러 수준이기 때문에 구글이 인수할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다만 구글의 모바일시장에 대한 야망이 강하다고 해도 대규모 자금을 들여 각종 기반시설을 갖춰야 하고 이익이 거의 나지 않는 이동통신서비스업체에 대한 인수에 나설지는 미지수이며 현재 시장 상황은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는 안갯속이라고 전했다.

   nadoo1@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8/17 16:1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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