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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technbeyond.co.kr/articleView.html?no=2014082217197162558

 

[중국의 IT기업③] IT 전문가의 샤오미 사용기

해커 문화를 스마트폰에 구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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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폰에 들어가있는 기본프로그램

샤오미의 부상 비결을 알아보기 위해 샤오미폰을 직접 써 보기로 했다. 가장 저렴한 제품을 찾아보니 중저가 모델로 출시한 홍미(Red Rice) 시리즈가 한번 써 보기 편한 가격대였다.(20만원대) 그 가운데에서도 노트 판인 홍미노트를 구해 세컨드 폰으로 3주 정도 사용해 봤다.

결론은 삼성, LG와 같은 스마트폰 제조사를 충분히 위협할 만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전체 느낌은 안드로이드폰이지만 애플 인터페이스와 유사한 단순함과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다. 성능 면에서도 여타 프리미엄 폰에 비해 처지지 않았다. 샤오미는 창업 4년 만에 어떻게 이런 제품을 만들어 내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

해커에서 시작된 소프트웨어 중심 철학
샤오미의 성공 요인을 분석하는 글들을 보면 대부분 저렴한 가격이나 똑똑한 마케팅 전략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출발점이 해커 문화에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소프트웨어가 샤오미의 핵심 경쟁력이라는데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스마트폰 제조사는 보통 하드웨어 제조 능력에 강점이 있고, 소프트웨어(OS) 부분은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같은 플랫폼 소프트웨어 기업에 의존해 왔다. 하드웨어 경쟁력으로 시작하고 스마트폰의 빠른 교체 주기에 맞춰 가다 보니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연구하고 내재화할 수 있는 여유와 능력이 부족했다.

반면에 샤오미는 XDA 해커 커뮤니티에서 안드로이드폰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서 시작했다. XDA는 500만여 명의 회원을 거느린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 최대 커뮤니티로 다양한 종류의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롬(ROM, 펌웨어)을 개발해 무료로 제공하고, 각종 기술 지원을 한다. 샤오미의 개발자들도 XDA에서 안드로이드폰을 위한 런처 개발에서 시작했다. 이것이 MIUI(미유아이) 런처로, 아이폰을 사용하던 사용자가 안드로이드로 넘어왔을 때 가장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런처를 제공한 것이었다. 하지만 런처로 끝내지 않고 안드로이드에 최적화된 독자의 롬(ROM)을 만들게 됐고, 이것이 런처와 결합하여 오늘날 샤오미폰에 탑재된 MIUI가 된 것이다. 

이것은 기존의 스마트폰 제조사와 확연히 다른 시작이다. 샤오미는 2010년 8월 MIUI를 무료로 공개한 후 어느 정도 안정기를 거치고 나서 2011년 8월 그들의 첫 번째 스마트폰인 Mi1을 출시했다. 이후 매년 새로운 스마트폰을 선보이고 있지만 MIUI의 개발과 지원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심지어 가장 최근 버전인 MIUI 버전 5를 3년 전에 출시한 Mi1폰에 돌려도 아무 무리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판올림(업그레이드)을 다섯 번 했음에도 이전 스마트폰까지 모두 지원하는 것이다. 일반 제조사 입장에서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왜냐하면 안드로이드의 메이저 업그레이드가 이뤄지면 그에 맞춰 롬을 다시 개발해야 하는데 이미 제조사 하드웨어에 최적화돼 많은 수정이 이뤄졌기 때문에 매번 다시 맞춰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하드웨어와 상관없이 적용할 수 있는 일관된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제조사는 제한된 정도의 업그레이드만 지원하고 중단하는 게 보통이다. 

이에 비해 샤오미는 MIUI를 3년 넘게 한 주도 빼먹지 않고 매주 업데이트하면서 최신 버전을 제공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중심 철학과 하드웨어 중심 철학의 차이를 단면으로 드러내 보이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또한 MIUI는 샤오미폰만 지원하는 게 아니라 삼성, LG, HTC 등 타 제조사까지 지원하고 있다. 또 2013년 말 기준으로 MIUI 다운로드 수가 3000만을 넘었는데 그 가운데 1000만 명 정도가 타 제조사의 사용자다. 소프트웨어 중심 기업의 행보를 여실히 보여 주는 증거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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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3은 Antutu 벤치마크에서 삼성 갤럭시 S4 정도의 성능을 보였다.
MIUI 플랫폼: AOSP의 가능성 보여 주다
샤오미폰을 처음 실행해 보면 애플 아이폰과 UI가 너무나 비슷해서 놀라게 된다. 속은 안드로이드인데 겉은 아이폰인 듯한 느낌. 수년간 아이폰을 써 온 필자에게는 너무나 친숙한 인터페이스이고, 안드로이드폰에 적응하기 쉽게 만들어 준다. 솔직히 필자에게는 아이폰 인터페이스가 안드로이드 기본 인터페이스보단 직관으로 다가와서 쉽다는 느낌이다. 성능에 있어서도 대부분의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시킬 때 지연된다는 느낌이 없었다. 특히 홍미노트는 샤오미폰 가운데에서도 저가 모델이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도 별다른 불편함이 없었다. CPU는 MTK6592 옥타코어 1.7GHz, 램 2G 사양이다. Antutu 벤치마크를 돌려봤을 때 삼성 갤럭시 S4 정도의 성능을 보였다.(Mi3의 벤치마크는 http://platum.kr/archives/23233고)

MIUI처럼 구글의 공식 안드로이드를 이용하지 않고 오픈 소스로 공개된 안드로이드 버전을 사용하는 것을 AOSP(Android Open Source Platform)라고 한다. 샤오미 외에도 아마존 킨들, 노키아X 등이 있다. 화웨이, ZTE 등 다수의 중국 제조사들은 AOSP 기반의 안드로이드폰을 생산하고 있다. 이미 안드로이드(52%)에 이어 세계 시장 점유율 2위(25%)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공식 안드로이드폰과의 차이는 지메일, 구글맵, 플레이 스토어 같은 구글 모바일 서비스(Google Mobile Service)가 기본으로 탑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안드로이드 OS는 무료로 풀고 구글 서비스를 확대시키려는 구글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노릇이다. 홍미노트에도 구글 서비스들이 탑재돼 있지 않다. 그 대신 자체 제작한 서비스들(메일, 주소록, 브라우저, 마켓 등)이 탑재되어 있는데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전혀 없었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사용하는 앱 가운데 꼭 구글 서비스를 써야만 하는 게 무엇이 있을까? 나도 이번에 홍미노트를 써 보고 나서 그런 앱이 거의 없음을 인식하고 좀 놀라웠다. 물론 자국 서비스의 장악력이 높은 한국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구글의 안드로이드 기반 서비스 배포 전략이 좀 안이한 접근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플레이 스토어만 설치하면 나머지 앱들도 설치할 수 있어 구글 서비스 부재가 딱히 한계라고 여겨지지도 않았다. 물론 앞으로 구글에서 AOSP를 견제하겠다면 그조차 막을 수 있겠지만 이미 형성되어 있는 AOSP 생태계를 적으로 만들긴 쉽지 않을 것이다. 

AOSP 생태계 가운데에서도 특히 샤오미의 출발점인 XDA 커뮤니티를 눈여겨보아야 한다. XDA 커뮤니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안드로이드 롬은 단연코 사이애노젠 모드(CM; Cyanogen MOD)다. 업그레이드 지원이 중단된 스마트폰에 CM롬을 설치하면 최신 안드로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공식 지원 기기만도 80여 개에 이르고, 설치되어 있는 단말의 수도 1000만을 훌쩍 넘겼다. 

그렇다면 MIUI 기반의 샤오미처럼 CM에 기반한 스마트폰을 생산할 수도 있지 않을까? 맞다. 바로 원플러스(OnePlus)라는 중국 신생 스마트폰 제조사가 CM에 기반을 둔 스마트폰 원플러스원을 출시했다. 5.5인치 디스플레이, 2.5㎓ 스냅드래건 801(퀄컴 쿼드코어) CPU, 3G 램을 탑재해 웬만한 대형 제조사에 밀리지 않는 스펙이 있음에도 299~349달러라는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한다. 그들의 사이트에 걸려 있는 ‘2014 플래그십 킬러(Flagship Killer)’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보면 그들이 저가 시장보다 중고가 시장을 공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3년 12월에 설립된 신생 회사가 어떻게 이렇게 단기간에 괴물 같은 폰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바로 안정되고 충분히 검증된 오픈소스 안드로이드인 사이애노젠 모드가 있기 때문이다.

샤오미와 원플러스는 AOSP 기반 스마트폰의 시작에 불과하다. 저가, 중고가 구분 없이 더 많은 스마트폰이 AOSP 기반으로 쏟아져 나올 것이다. 이젠 하드웨어의 브랜드보다 구글 안드로이드냐 MIUI냐 사이애노젠 모드냐에 따라 스마트폰을 구분하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이러한 대열에 국내 제조사의 대안은 무엇인지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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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는 자체 OS를 사용하지만 구글 플레이 스토어만 설치하면 나머지 앱도 설치할 수가 있어 불편함을 주지 않는다.
HW는 미끼, 서비스와 콘텐츠로 수익을
뭐니 뭐니 해도 샤오미폰의 최대 미덕은 최고 가격 대비 성능인 것으로 생각한다. 이 때문에 샤오미폰의 마진은 매출의 약 10%에 이른다. 그럼 샤오미는 어떻게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일까? 이 해답은 샤오미 공동 창업자의 한 명인 린빈의 말에서 찾을 수 있다.

“하드웨어는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플랫폼일 뿐 하드웨어에서 돈을 벌 생각은 없다. 하드웨어를 구입한 사용자들이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기를 기대할 뿐이다. 우리에게 수익을 가져다주는 것은 서비스다.”
어디서 많이 듣던 얘기 아닌가? 구글이나 아마존이 매번 하는 얘기다. 하드웨어는 수단일 뿐 진정한 수익은 서비스와 콘텐츠에서 만들겠다는 것이다. 홍미노트를 사용해 보면 서비스와 콘텐츠로 수익을 만들기 위한 포석이 MIUI에 꽤 포함되어 있다. 

우선 샤오미 앱 시장이 독자로 존재한다. 물론 현재는 중국 이외에서 딱히 매력이 있지 않지만 중국에서는 개설한지 13개월 만에 10억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200여 개의 중국 앱스토어 가운데 5위에 올랐다. 또한 테마 앱을 제공해 무료 또는 유료로 스킨을 바꿀 수 있게 했고, 음악 앱이나 비디오 앱은 로컬 콘텐츠뿐만 아니라 온라인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대부분의 콘텐츠를 추가 비용 없이 재생할 수 있는 걸로 봐선 아직 저작권 이슈는 큰 고민을 하지 않는 느낌이다)

또 클라우드 서비스 MiCloud를 홀로 제공한다. 기본 5G의 저장 공간을 제공하는데 연락처, 문자, 사진, 노트, 음악 등을 자동으로 동기화할 수 있다. 특이한 것은 민감한 개인 정보인 문자와 통화 기록 역시 동기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재는 iCloud와 유사한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지만 추후 드롭박스(Dropbox) 같은 스토리지 클라우드를 제공한다면 스마트폰에 있는 거의 모든 정보를 클라우드에 담을 수 있기 때문에 강력한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마지막으로 독자 결제 수단인 MiCredit을 제공하여 콘텐츠를 구입할 때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지금은 테마 구입에만 사용할 수 있지만 앞으로 앱마켓, 음악·동영상 콘텐츠 구매에까지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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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폰의 Mi클라우드와 Mi크레디트 화면.
샤오미의 도전, 과연 성공할 것인가?
홍미노트를 써 본 결과 충분히 매력이 있는 제품이며, 현지화만 제대로 된다면 글로벌 고객 확보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느꼈다. 무엇보다 샤오미의 스타트업다운 행보는 대형 제조사들이 따라 하기 쉽지 않은 경쟁력이다. 스마트폰 제조 기술 수준이 비슷해지고, 고객 요구가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고객과 밀착하여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반영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샤오미의 전략이 빛을 발할 전망이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드웨어 마진을 최소화하고, 서비스와 콘텐츠 매출을 주 수익원으로 하려는 전략은 성과가 미미하다. 2013년 매출의 약 54억 달러 가운데 단 3%(1.7억 달러)만이 액세서리, 앱, 서비스 매출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 MIUI 플랫폼을 잘 개발해 사용자의 호응을 얻었다고 하면 이제 MiCloud나 앱마켓, 콘텐츠 서비스와 같은 서비스 플랫폼으로 샤오미 스마트폰의 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 

서비스 플랫폼 기술은 지금까지 샤오미가 집중한 클라이언트 기술이 아니라 구글과 아마존이 집중하는 서버단 기술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애플이 아이폰과 iOS는 잘해도 iCloud와 기타 서비스에서 별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그 예다. 샤오미는 기술상 구글보다 애플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또 서비스 플랫폼은 양면 시장 비즈니스로서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라 치밀한 플랫폼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도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주목된다.

하드웨어 내구성 등 판단은 시기상조
내 경우 겨우 3주밖에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장기간 사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 즉 제품의 완성도에 관해선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실제로 샤오미 폰 사용자들은 1년 이내에 고장 나는 경우가 많다는 경험을 토로하고 있다. 불량률 역시 시장 평균인 4~5%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인력 중심이다 보니 하드웨어와 양산 기술력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개인으로 볼 때 샤오미의 가장 큰 도전 과제는 혁신에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까지 그들이 이룩한 성과는 저가로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을 생산해 내는 능력이지 뭔가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 낸 것은 아니다.(MIUI는 혁신이 아니다. 구글 안드로이드의 대안일 뿐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소프트웨어 기술력과 해커 문화로 기존의 스마트폰을 뛰어 넘는 무엇인가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무수히 쏟아져 나올 중국 내의 샤오미 카피캣들과 어떻게 차별화 할 수 있을까? 샤오미의 최대 과제일 것이다. 

한재선 퓨처플레이 C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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