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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03월22일      글자크기      



휴대폰 문자입력 표준에 천지인이 최고?
학계와 전문가는 천지인보다 더 좋은 방식을 요구



지난 3월 18일 언론진흥재단에서 한나라당 정책위원회가 주최하고, 지식경제부, 방송통신위원회, 외교통상부, 문화체육관광부, 특허청이 공동 주관한 ‘국민 편의성 향상을 위한 모바일 정보기기 한글 문자판 표준화 추진 제2차 공청회’가 있었다. 이날 관련 학계와 전문가들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먼저 지경부 기술표준원 송양회 정보통신표준과장은 한글 문자판 표준화 추진 공청회 추진배경과 경과보고를 했다. 송양회 과장은 “소비자단체 중심의 선정위원회를 구성, 일반폰(피처폰)에 대해서만 천지인 문자입력방식을 단일국가표준으로 선정해 정부에 건의했으며 스마트폰은 천지인, 나랏글, 스카이 방식 모두를 채택하는 복수표준으로 하기로 업계가 합의했다. 앞으로 대국민 표준화 포럼을 구성해 미래지향적 한글 문자판 표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소비자시민모임 성보경 이사는 ‘소비자단체가 만든 한글 문자판 국가표준 건의(안)’을 발표했다. 송 이사는 “소비자시민모임, 전국주부교실중앙회 등 8개 소비자 단체에서 11명을 뽑아 소비자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시민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를 한 결과 천지인 방식이 좋다는 사람이 가장 많아서 관련 업계 대표들과 합의해 새로운 입력방식에 대한 기술적 검토를 전제로 천지인 방식 단일 표준을 제안했다.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므로 이 또한 표준을 정하길 바라는 데 새로운 방식을 개발 또는 기존 방식을 채택하는데 기술적 검토를 거치는 것이 우선이다. 단, 본 제안은 휴대전화 방식 선호도 조사 결과에 의한 것이므로 다른 이동통신기기에 적용을 바람직하지 않다.”고 발표했다.
  
소비자 모임은 “천지인 방식을 단일 표준으로 제안하지만 입력방식에 대해 기술적 검토를 전제로 한다. 소비자들이 새로운 방식에 대한 요구가 높으니 기존 천지인 방식 단점을 보완할 새 방식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다음으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진병문 본부장이 ‘관련업계 합의결과와 2단계 미래모델 추진(안)’을 발표했다. 진 본부장은 “일반 휴대전화는 천지인 단일 표준을, 스마트전화 같은 복수 자판 탑재가 가능한 정보통신기기는 천지인, 나랏글, 스카이 방식 복수 표준으로 하기로 합의해 정부에 건의한다. 차세대 입력장치 기술을 고려한 ‘미래형 한글자판 표준화 포럼’을 만들어 한글 문자판 각 분야 전문가들이 자유롭게 참여하길 바란다.”고 발표했다.
  
이날 주제 발표에 대해서 방청석에서 많은 질문들이 넘쳤다. 한말글문화협회 이대로 대표는 “천지인 방식이 다른 방식보다 가장 좋은 방식인가? 관련 학계와 전문가의 의견을 전혀 듣지 않고, 소비자 여론조사로 결정한 것은 정부가 업계의 손을 들어주려는 요식행위로 보인다. 기존 업계 방식에서 고르는 1차 표준은 불필요한 헛일이다. 전문가와 기술자 의견을 듣고 제대로 된 새 방식을 다시 표준으로 정해야 한다.”라고 따져 물었다.
  
김구룡 문자입력기술자협회 대표는 “정부가 무엇인가에 쫓기듯 면밀한 검토 없이 서둘러 표준을 정하는 것은 어쩌면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문자체계라고 일컬어지는 한글 자체가 국제 망신을 당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지난 국회 공청회에서도 말했지만 나랏글 방식은 자음 입력방법이 필기순서와 반대로 되어있다. 천지인 방식엔 한글자소가 아닌 기호가 배치되어있다. 천지인 방식은 유니코드 모음 자소 모두 입력이 불가능하다.”며 천지인과 나랏글 방식이 국제표준으로 갈 수 없는 불가론을 밝혔다.
  
송기종 전 서울대 교수는 “ 천지인과 나랏글 한글 입력방식은 특허 이전에 내가 한국어정보학회 회지에 발표한 논문을 무단 이용한 것이어서 특허청에 특허무효 소송을 내 계류 중이다.”면서 이런 문제가 있는 방식을 국가 표준으로 정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밝혔다. 이 밖에 많은 학자와 전문가가 문제가 많은 방식을 소비자 여론조사로만 1차 표준을 정하는 일은 잘못이라면서 기존 방식보다 더 좋은 방식을 새로 만들어 표준으로 정하는 것이 옳다.‘는 의견을 말했다.
  
또한 3월 9일 한국 정부가 기존 회사 방식을 표준으로 정하기로 했다는 보도를 보고 중국 조선어정보학회 현용운 회장도 성명서에서 “국제 언어문자 표준제정을 하려한다면서 국제적인 의견수렴을 무시하고 졸속 처리한 국내표준안을 내놓는다면 또다시 8000천만 동포들의 정보교류의 기술표준은 또 굽은 길을 걸을 것은 자명하다. 한글/조선어는 한국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미 국제적인 우수한 언어문자이다.”라면서“한국 내 현재 천지인이나 나랏글이나 스카이는 각기 문자 입력법 발명으로서는 장점도 있지만 스마트폰 시대, 지금 시대의 전 세계 우리민족들의 공동 사용할 이동통신기기 정보기술 표준으로서는 한계가 있어 공동 협력 연구할 필요가 있다. 한국 내 3개 안을 국가표준으로 모두 탑재하고 그것을 기초로 국내, 국제표준을 도출 하려는 것은 미래 지향적인 ISO표준 결정에 상당한 상식적 착오가 생길 것이다.”라고 이번 한국 결정에 반대함을 분명하게 밝혔다.
  
자판 전문가인 한글문화원 송현 원장은 “지난 날 만든 현행 타자기와 피시표준자판은 엉터리인데 비전문가들이 졸속으로 제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이동통신기 한글문자판 표준 작업도 그 수준을 넘지 않고 있다. 과거 실패와 잘못을 거울삼지 않고, 전문가는 빼고 일반 소비자 의견으로 결정하다니 정부가 웃음거리를 연출하는 꼴이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보통신기기 한글입력 방식 표준을 정하는 문제는 우리 말글과 겨레의 운명에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다. 제대로 된 방식으로 표준을 정해야 한다. 앞으로 한글의 세계화를 위해 관계기관은 물론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대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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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홍 (itnews@itnews.or.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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