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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7 (22:4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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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권력 이동 >②소프트웨어가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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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 GOOGLE MOTOROLA
epa02867698 Composite logo released 15 August 2011 showing Google and Motorola logos after the announcement that Google is buying Motorola Mobility for US$12.5 billion. The transaction was unanimously approved by the boards of directors of both companies. EPA/GOOGLE/MOTOROLA HANDOUT EDITORIAL USE ONLY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IT 파워가 삼성 같은 하드웨어 업체에서 소프트웨어 업체로 넘어가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16일 사장단 회의에서 드러낸 이 같은 위기의식은 사실 세계 일류 기업을 지향하는 삼성에 대해 꾸준히 제기되던 지적이었다.

   한국 기업들은 그동안 애플 쇼크와 함께 스마트시대의 막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탱크주의'로 대표되는 하드웨어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삼성에 뒤늦은 깨달음을 준 계기가 된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는 세계 IT업계에서도 파워의 중심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이동했다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자 구글은 겨우 10여년 전 인터넷 검색엔진 회사로 출발한 소프트웨어 회사이며 피인수자인 모토로라는 80여년 역사를 지닌 세계 최초 상업용 휴대전화 제조사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아이폰, 패러다임을 바꾸다 = IT 파워의 중심을 소프트웨어로 이동시킨 신호탄은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스마트폰의 등장이다.

   아이폰의 등장이 이동통신사와 휴대전화 제조사 몇 곳이 중심이던 모바일 시장의 생태계를 변화시킨 것이다.

   하드웨어 시대에 이통사-제조사-콘텐츠 제조사 간의 수직적이던 '갑을 관계'가 소프트웨어 시대에 접어들며 경쟁과 상생 관계로 변했다.

   앱스토어 같은 직거래 장터에서 개발자의 콘텐츠와 소프트웨어가 소비자들을 바로 만나게 됐고 폐쇄적인 유통구조가 개방되며 소프트웨어가 홍수를 이뤘다.

   아이폰이 몰고온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의 중심 이동은 기술이 아닌 감성의 혁명으로 불린다. 효용에서 감성으로 IT의 중심이 이동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성공이 하드웨어적인 우수성에서 비롯됐다기보다는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에서 나왔다고 평가한다.

   국내 제조사의 휴대전화 단말기가 주를 이루던 상황에서 아이폰의 단순하면서도 감각적인 디자인은 쉽게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스마트 융합과 통섭 3.0'의 저자인 심동희 성균관대(인터랙션 사이언스학) 교수는 "과거의 IT는 효용이 우선이었지만 지금은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이 중요하다"며 "애플의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의 지적처럼 한국의 IT가 고객 감성에 더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스마트TV 같은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고 태블릿PC나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더 강화될 전망이다.

  
◇스마트폰 제조사, OS 중심으로 재편…한국은? = 삼성전자가 뒤늦게라도 모바일 산업에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모바일 소프트웨어 시장이 애플, 구글, MS 등 3개 스마트폰의 운영체계(OS) 회사 체제로 굳어져 있는 것에 대한 위기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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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 MOTOROLA GOOGLE
epa02867680 Undated handout image released 15 August 2011 by Motorola Mobility of a Motorola Triumph running on Google's Android software. Mountain View, California-based Google announced it is buying Motorola Mobility Holdings, Inc. for 12.5 billion USD (8.8 billion euros). EPA/MOTOTOLA MOBILITY / HANDOUT EDITORIAL USE ONLY, NO SALES


   시장조사업체 컴스코어에 따르면 작년 연말 기준 국내 스마트폰 OS의 점유율은 안드로이드(구글)가 57.5%, IOS(애플)가 25.5%, 윈도우모바일7(MS)이 14.1%다. 세 곳을 합쳐 97.1%에 달한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토종 OS인 바다(bada)를 개발했지만 2% 미만의 점유율로 아직은 시작 단계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바다 OS 기반의 새 스마트폰을 출시해 시장 공략에 나서는 한편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로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지만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많다.

   구글은 애플처럼 폐쇄적인 전략을 펼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만약 폐쇄적 전략으로 돌아선다면 안드로이드에만 목을 매고 있던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입지는 순식간에 좁아질 수 있다.

   한 스마트폰 제조사 관계자는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가 안드로이드 진영 차원에서는 단기적으로 볼 때 호재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위협이 될 수도 있는 만큼 국내 업계도 장기적으로 OS에 대한 투자나 연구개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허권을 지닌 자가 모바일 업계의 '강자' = 스마트 모바일 시대에 접어들며 관련 업체들 사이에 특허권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는 것 역시 소프트웨어로의 권력 이동에 따른 것이다.

   신제품의 개발과 마케팅, 판매 등 수직적이던 산업의 틀이 다자간의 공생이 중요한 소프트웨어의 시대로 접어들며 복잡해지자 각 OS 진영별로 특허 전쟁이 벌어진 것이다.

   애플이 삼성전자의 갤럭시S2와 갤럭시탭에 대해 특허 침해 소송을 걸어오고 양측간 글로벌 소송전이 펼쳐지고 있는 것은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독일 법원이 갤럭시탭에 대한 애플의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수용하며 EU시장 수출에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런 까닭에 업계에서는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를 특허전쟁의 한 방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안드로이드폰 제조업체들이 애플에 잇따라 소송을 당하는 상태에서 구글이 모토로라 인수를 통해 특허권 방어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구글은 이번 인수합병으로 최대 2만5천건으로 평가받고 있는 모토로라의 특허를 확보해 애플과의 법적 싸움에서 든든한 무기를 갖게 됐다.

   일각에서는 국내 업체들도 글로벌 소프트웨어업체와의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OS 확보와 특허권 방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선발 OS업체들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은 만큼 국내 제조업체도 인수합병 같은 적극적인 경영으로 OS를 확보하고 특허 소송을 피하는 방법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bkkim@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8/17 16:1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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