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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특허전쟁]전문가가 본 삼성전자 애플 특허소송은

“한국과 미국 판결이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을 자세히 보면 삼성전자가 애플 특허를 침해했다는 의견은 같다.”-이창훈 특허법인 아주양헌 변호사.

“애플의 단순하며 가벼운 공격이 기술적 복잡도가 높은 삼성전자보다 우세했다.”-정우성 최정국제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

<이창훈 아주양헌 변호사>

“최근 실리콘밸리에서는 시제품 개발 전에 먼저 특허부터 만들라는 유행어가 돌기 시작했다.”-이근호 테크아이피엠 대표(미국변호사).

특허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애플 특허전 미국 최종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입을 모았다. 세기의 소송답게 삼성전자 애플 특허전은 간단한 디자인 특허가 복잡한 기술 특허를 무력화한 새로운 판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번 소송 파장으로 비(非) 기술 특허가 전략적 사업 수행에 가장 중요한 자원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최종 판결 포인트는=이창훈 아주양헌 변호사는 배심원 평결에서 삼성전자가 애플 특허를 고의적으로 침해한 것으로 인정한 점에 주목했다. 삼성전자는 손해배상 규모가 세 배까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배심원이 배상하라고 요구한 10억5000만달러를 뛰어넘어 애플이 당초 요구한 25억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다.

이 변호사는 “최종 판결이 뒤바뀔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고의침해가 어느 정도 인정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애플 소송은 뭐가 달랐나=삼성전자와 애플 특허전쟁은 글로벌 특허 소송에 새 이정표를 세운 사건이다. 정우성 변리사는 “두 회사 소송은 기술특허뿐만 아니라 디자인특허, 상표권침해, 부정경쟁행위에 반독점까지 포함한다”며 “이 소송처럼 지식재산권 전반에 걸쳐 쟁점이 형성된 소송은 찾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정 변리사는 “애플은 판사와 배심원이 이해하고 판단하기 쉬운 디자인 특허와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주된 무기로 삼았다”며 “삼성전자가 내세운 복잡한 기술은 예리하지 못했고 애플 공세는 섬세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특허전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삼성전자와 애플 소송으로 특허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이근호 대표는 “국내 기업이 향후 이 같은 소송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선 특허 방어와 공격 무기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이 요구하는 기술과 제품, 서비스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관련 특허 포트폴리오를 분석해 자사와 경쟁자의 취약한 분야를 개발하거나 관련 특허를 사들여 보강하라고 주문했다.

이 대표는 “특허 코디네이터 도입, 특허 금융 활성화, 한국형 특허괴물을 통한 대리전쟁 전술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며 “특허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 육성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