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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41995&yy=2010


[사설] 한글자판 표준화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
          
중국이 올해 연말까지 한글 입력 자판을 국제 표준화하겠다고 나섰다. ‘한글공정’이라고 불리는 이 작업에 대해 중국은 중국 내 200만 명에 이르는 조선족을 위한 소수 민족 언어 표준화를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와 여당은 뒤늦게 한글 자판 표준화 작업을 서두르기로 했다.

이 표준화 작업은 앞으로 세계 시장의 진출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우리 글을 우리가 지킨다는 뜻에서 꼭 필요하다. 한글 자판의 수요는 이미 폭발적이다. 휴대전화와 스마트폰, 태블릿 PC까지 두루 쓰인다. 그러나 한글 자판 표준화 작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천지인과 나랏글, 원투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특허만도 400여 개에 이른다. 정부도 1995년부터 표준화 작업에 나섰으나 워낙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실패했다.

하지만 중국이 갑자기 ‘한글공정’을 시작한 의도가 수상하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고구려와 발해를 자기들 역사로 탈바꿈시키는 이른바 ‘동북공정’을 줄기차게 추진 중이다. 이는 만주를 넘어 현재 북경 근처까지 영토를 확장했던 고구려를 자기들 역사에 포함하겠다는 것이다. 그 이면에는 우리 민족에게 핍박받은 치욕의 역사를 아예 지우고, 오히려 과거부터 자신들이 한반도 깊숙이까지 지배했음을 내세우려는 것이다.

이는 독도와 동해, 서해와 관련한 일본과 중국의 그동안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영토나 지명은 세월이 더 지나면 어떤 노력으로도 되돌리기가 힘들다. 정부가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는 사이에 국제사회에서는 독도라는 용어가 다케시마와 같이 쓰이고, 동해는 일본해가 됐다. 또 서해는 중국이 황해라고 부르면서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영토에 부속한 바다인 것처럼 치부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한글과 관련한 문제까지 중국이 선점하면 가뜩이나 세계 각국의 역사, 지리 교과서에서 오도(誤導)되고 있는 우리나라가 외국인에게는 중국의 속국 정도로 비치지 않을까 걱정이다.

정부는 더 이상 한글 자판 표준화 작업을 늦춰서는 안 된다. 관련 기업을 설득하고, 학회 등과 협조해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추진해야 한다. 또 기업도 한 발씩 양보해 이 작업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한글 자판 표준화 문제는 경제적인 이유를 뛰어넘어 국가와 국민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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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10월 1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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