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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학회 "방통위가 휴대폰 자판 표준화 나서야"
삼성-LG엔 '특허취소소송'…국제규격 준수 새 표준안 제안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한글공정'으로 논란이 가중된 휴대폰 등의 IT기기 한글입력방식에 대해 국내 국어학자들이 새 표준을 제시하고 나섰다.
한국어정보학회, 한국방송통신학회, 한국미디어콘텐츠학술연합 3개 단체는 19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IT 기기의 한글입력방식에 대한 새 표준을 제안했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휴대폰에 적용하고 있는 한글입력 키패드 관련 특허에는 취소소송을 제기해 두 회사가 표준안 마련을 위한 적극적인 협상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기술표준원이 아닌 방송통신위원회가 주축이 돼 이같은 표준안 마련의 창구가 되어주고, 중국이나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 외교통상부 및 통일부와 협업해 줄 것을 요청했다.
◆"국제규격 표준 마련, 방통위가 나서야"
현재 삼성전자의 천지인 자판과 LG전자의 나랏말 자판, 팬택의 스카이II 자판 등은 국제규격을 완전히 무시한 배열이라는 게 국어학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국제규격은 번호 입력의 편리성을 위해 0과 1 키에는 문자를 넣지 않는데, 3사의 자판은 편리성보다 속도만을 중시해 0과 1키에도 문자를 넣었다는 것.
이 날 학자들이 제시한 새 표준안은 국제규격인 ITU-T E161의 조건을 만족하면서 기능은 더 편리하다는게 주최측의 주장이다.
한국방송통신학회장 진용옥 교수(경희대)는 "국내 특허방식은 전적으로 국제표준을 무시하고 있으며 저작권 침해소지마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학회에서 공동으로 제시하는 새표준은 국제규격을 준수하는 것은 물론 영어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뛰어넘어 한글의 우수성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장애인들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날 학회에서는 방통위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표준 제정이 힘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한말글문화협회 이대로 대표는 "소위 '한글공정'이라는 것이 화두가 되면서 지식경제부와 기술표준원이 적극 대응하겠다고 발표했다는데, 정작 십수년 전부터 관련 표준 마련을 위해 연구하고 안을 마련해 건의해온 학자들에겐 일언반구 연락조차 온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진용옥 교수 역시 "이 연구에 그나마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해준 것은 방송통신위원회 뿐이었다"면서 "통신업계 생리를 잘 아는 방통위가 적극 나서서 표준 마련의 장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대로 대표는 "두려운 것은 지금 '한글공정' 논란이 끓어오르면서 편협한 국수주의에 빠져 땜질식 표준이 마련되는 것"이라면서 "제발 시간이 걸려도 좋으니 국어학자와 IT 전문가와 제조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제대로된 표준을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학자들은 '한글공정'은 허구라고 주장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중국이 우리 말을 자신들의 지배하에 넣기 위해 마치 의도된 조작을 통해 국제표준으로 만들려는 것처럼 비친게 이번 한글공정인데 실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표준안 제정을 위한 학회 최창섭 의장은 대통령 건의문을 통해 "논란이 된 한글공정은 그들이 우리를 어찌해보겠다는 의미 보다는 그들의 5대 법정문자 차원에서 조선어문만 남아있어 이의 표준화를 우리측에 요청했었는데, 오히려 우리가 늦장대응하다가 이꼴이 난 것"이라면서 "중국 북한과 적극 협력해 우리표준을 따르도록 함으로써 한글의 우수성을 오히려 널리 알렸으면 한다"고 강조했다.